"기억해! 너의 한표는 너만의 것이야. 해리스를 찍어도 아무도 모를 거야."라는 메시지가 적힌 포스트잇이 미국 여자 화장실과 미용실 곳곳에서 등장하면서 이색적인 선거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막바지까지 초박빙의 승부가 이어지며 경합주를 중심으로 한 여성들이 '은밀한 지지'를 호소하는 이 메시지들은 단순한 메모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기표대에 들어가는 사람은 당신 혼자입니다',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남친이나 남편은 알 필요가 없습니다' 같은 문구는 여성들 사이에서 선거의 중요성과 개인의 권리를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하이오주 공항의 여자 화장실 거울이나 노스캐롤라이나주 미용실 문 앞에서도 비슷한 메시지가 발견되었습니다. 포스트잇에 적힌 각기 다른 글씨체와 문구들이지만, 하나의 목소리로 "투표는 개인적인 일"이라고 강력히 외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여성 중심의 풀뿌리 선거 운동이 어디에서 처음 시작됐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몇 달 전부터 활동을 시작한 안전놀이터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여성들’이라는 단체에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이러한 메시지를 퍼뜨리기 시작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여성들’은 특히 기혼 백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이는 남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강요하더라도 소신껏 투표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입니다. 여성들에게 그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며, 그 목소리를 숨기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스타 줄리아 로버츠가 목소리로 참여한 30초짜리 선거 영상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 로버츠는 투표는 개인적인 것이며, 남편을 포함한 누구도 기혼 여성의 투표 결과를 알 수 없다고 강조하며 안심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메시지는 보수 진영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기혼 여성들에게 거짓말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하고 있으며, 일부 보수 매체는 이 같은 활동이 "미국 가족의 몰락"을 보여준다고 격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단체인 '터닝포인트 USA' 대표 찰리 커크는 이러한 포스트잇 운동을 두고 "미국 가정의 붕괴를 조장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미 여성 유권자 중 8명 중 1명은 배우자와 다른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도 비슷한 비율을 나타내며, 투표가 얼마나 개인적이며 독립적인 행위인지 보여줍니다.



실제로도 일부 여성들은 자신이 누구를 지지했는지 남편이 알게 될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여성들’ 측에 따르면, 일부 기혼 여성들은 남편의 시선을 신경 쓰며 투표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합니다.



안전놀이터 단체는 여자 화장실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활동을 포함해 여성들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여러 경로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투표는 비밀이 보장된다”는 문구는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조회 수가 900만 회에 달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거 운동은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기회를 주며, 투표라는 행위가 그 어떤 외부 압력에서도 자유로워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