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대선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 등 최대 승부처인 경합주에서 유세를 펼치며 마지막 한 표를 호소했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의 7개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이 19명으로 가장 많아 이곳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오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하며, 노동자 계층 유권자가 많아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어 왔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이곳을 승리한 후,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1.17% 포인트 차이로 신승하여 이번 대선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에 두 후보 모두 이 지역에서의 승리를 다짐하며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전날 발표된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학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의 펜실베이니아 지지율은 48%로 동률을 이뤄 초박빙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스크랜턴을 시작으로 레딩, 앨런타운,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등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5곳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으며, 각 도시에서 유권자들에게 한 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필라델피아 미술관 앞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 연설에서 이번 선거가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접전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의 '록키 계단'을 언급하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동력은 우리 편"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전놀이터 유세 현장에는 '세컨드 젠틀맨'인 남편 더그 엠호프와 오프라 윈프리, 레이디 가가 등 유명 인사들이 함께했다.

오프라 윈프리는 특히 첫 투표를 하는 젊은 유권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내일 투표하지 않으면 다시는 투표할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다"며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레이디 가가는 '갓 블레스 아메리카'와 자신의 히트곡을 불러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여성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앨런타운 유세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은 공포와 분열의 정치에 지쳤다"며 "미국은 이제 동료 미국인을 적이 아닌 이웃으로 보는 새로운 길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펜실베이니아의 모든 사람이 투표하게 해야 한다"며 모든 유권자의 참여를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4차례의 유세 일정 중 2차례를 펜실베이니아에 할애했다. 트럼프는 레딩 유세에서 "공은 우리 손에 있다. 우리는 득점까지 2야드 남았다"며 승리를 향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또한, 자신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출신임을 강조하며 지역 연고를 내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카멀라 넌 해고야"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강한 어조로 지지자들에게 미국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연설은 유세장에 모인 군중들에게 강한 반향을 일으켰으며, 많은 지지자들이 함성을 지르며 트럼프의 말을 응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츠버그 유세에서도 펜실베이니아에서의 승리가 대선 전체의 승리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피츠버그에서는 경제 문제에 집중하며,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경제적 불행이 올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 자리에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유명 야구선수 로베르토 클레멘테 주니어도 참석하여 지지 발언을 하였다.

안전한 놀이터에 대한 이야기도 유세 중 언급되며, 공정한 미국을 만들기 위한 선거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연설을 이어갔으며, 그곳에서도 "미국의 영광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로 넘어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유세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곳에서 그는 "미국을 새로운 경지의 영광으로 이끌어가겠다"며 승리를 향한 결의를 다졌으며, 자신의 대선 도전 후 약 930차례의 집회를 진행해온 경험을 돌아보며 이번이 마지막 유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는 이제 유세를 마치고 1억6천여 명의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게 된다.